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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향으로 수익률을 설명할 수 있을까 — 개인투자자 2만 명을 분해한 논문

    행동재무학 교과서를 펼치면 개인투자자의 실수 목록이 길게 이어진다. 너무 자주 사고판다, 아는 종목에만 몰린다, 최근 흐름이 계속될 거라 믿는다. 목록은 익숙한데, 정작 "그 편향들이 실제 계좌의 수익률을 얼마나 설명하는가"에 숫자로 답한 자료는 드물다. 최근 공개된 두 편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이 목록을 다시 쟀다.

    2만 개 계좌를 여섯 조각으로 나누면

    David Gorzon과 Rüdiger von Nitzsch가 쓴 「Behavioral performance attribution of retail investors' portfolio returns」는 학술지 Financial Markets and Portfolio Management 40권 2호(213~244쪽)에 실린 오픈액세스 논문이다. 온라인 공개는 2025년 8월 11일, 지면은 2026년 6월호다. 동료심사를 거친 정식 게재 논문이다.

    자료는 독일의 한 대형 증권 플랫폼에서 받은 개인투자자 2만 명의 2018~2023년 월별 거래·보유 기록이다. 증권사 이름은 논문에 밝히지 않았다.

    저자들은 계좌 수익률을 여섯 개의 행동 지표로 분해했다.

    지표

    측정하는 것

    행동 편향(Action Bias)

    거래를 자주 하는 성향

    좁은 시야(Narrow Framing)

    종목을 포트폴리오가 아닌 개별 건으로 평가

    자극 추구(Sensation Seeking)

    고위험 거래 선호

    외삽(Extrapolation)

    최근 추세를 계속될 것으로 봄

    친숙성(Familiarity)

    익숙하거나 자국 종목 선호

    집중도(Portfolio Concentration)

    분산되지 않은 보유 구조

    투자자는 배당을 뺀 MSCI 세계지수 조정치를 기준으로 둘로 나뉘었다. 기준을 웃돈 쪽이 4,996명(약 25%), 밑돈 쪽이 15,004명(75%)이다.

    잘한 계좌보다 못한 계좌가 더 잘 설명된다

    모형이 실제 수익률을 얼마나 맞히는지를 나타내는 자체 지표(MER, 값이 클수록 설명이 잘 된 것)의 중앙값은 기준을 웃돈 집단 43.44%, 밑돈 집단 59.17%였다. 조정 결정계수도 47.10% 대 57.30%로 같은 방향이었다. 극단값 20%를 잘라내면 조정 결정계수는 각각 69.50%, 74.40%까지 올라간다. 같은 조건에서 MER 중앙값은 59.60%와 63.54%다.

    즉 여섯 가지 편향은 성과가 나빴던 계좌를 더 잘 설명한다. 저자들은 성과가 부진한 투자자일수록 편향의 영향이 일관되고 강하게 나타난다고 적었다.

    여기서부터는 해석이다. 필자는 이 비대칭을 "편향이 손실의 원인"이라기보다 "손실 쪽 행동이 더 규칙적"이라는 뜻으로 읽을 여지가 있다고 본다. 단서가 하나 있다. 논문은 두 집단의 계수를 따로 추정했는데, 거래 빈도 계수는 기준을 웃돈 집단에서 양(+1.9351)으로 나온다. 밑돈 집단에서는 개별 사례 기준 수익률을 17.95%포인트 깎는 요인으로 계산된다. 같은 행동이 집단에 따라 부호가 뒤집히는 셈이다.

    다만 이 대비를 "많이 거래해도 잘하는 사람은 괜찮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표본을 성과로 먼저 가른 뒤 그 안에서 수익률을 설명하는 구조이므로, 잘한 집단에서 어떤 변수가 양의 계수를 갖는 것은 상당 부분 나누는 방식 자체에서 따라 나오는 결과일 수 있다. 논문이 제시하는 것은 인과가 아니라 분해다.

    논문 스스로 밝힌 한계도 적지 않다. 거래 단위 손익 자료가 없어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는 애초에 모형에서 빠졌다. 소득·학력 같은 인구통계 변수나 심리 측정치도 개인정보 제약으로 확보하지 못해 통제하지 못했다. 모형은 각 투자자의 편향 노출이 기간 중 비교적 일정하다고 가정하며, 저자들은 잔차에서 체계적인 과대·과소 추정이 남는다는 점과 다른 거래 자료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함께 적었다.

    목록 자체를 의심한 워킹페이퍼

    다른 각도의 자료도 있다. Hee-Seo Han·Xindi He·Daniel Weagley의 「Dissecting Retail Investor Trading Tendencies」는 지난 75년간 주요 재무 학술지에 기록된 개인투자자의 매수 성향들을 14.5년치 거래 자료로 한꺼번에 검증했다.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SSRN 워킹페이퍼이며(2025년 3월 게시, 10월 최종 수정), 필자가 확인한 범위는 초록까지다.

    초록에 따르면 기록된 성향 가운데 약 20%는 무작위 거래에서 기대되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 개인투자자에게 특별히 더 흔하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기관투자자에게서 관찰되는 성향은 개인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평균적인 성향 하나는 이후 12개월 수익률이 1.28%포인트(128bp) 낮은 것과 연결됐고, 성향이 겹쳐 쌓일수록 수익률은 더 낮아졌다. 성향별 편차도 컸다. 주의를 끄는 종목과 관련된 성향은 특히 비용이 컸던 반면, 친숙함과 연결된 성향은 그렇지 않았다. 결론 문장은 이렇다 — 기존에 기록된 성향 중 다른 성향을 함께 통제했을 때 무작위 거래보다 흔하면서 동시에 부진한 성과와 연결되는 것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

    두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결이 다르다. 앞의 논문은 편향으로 성과를 꽤 설명해내고, 뒤의 워킹페이퍼는 편향 목록의 절반 이상이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다만 두 자료가 재는 대상이 같지 않다. 앞은 계좌 단위의 보유·거래 성향 노출이고, 뒤는 개별 매수 거래에서 관찰되는 패턴이다.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반박한다고 정리하기는 이르다.

    국내 자료는 어디까지 와 있나

    국내에도 계좌 단위 분석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소현·김민기의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특징 및 성과 분석」(연구보고서 26-04, 2026년 2월)은 국내 대형 증권사의 2020~2022년 개인투자자 약 10만 명 계좌 자료를 다뤘다. 보고서 소개 페이지에 공개된 결론은 분석 기간 투자성과가 같은 기간 주식시장 수익률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가 이익을 실현한 투자자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PDF 본문은 확인하지 못해 세부 수치는 옮기지 않았다.

    정리하면

    • 독일 개인투자자 2만 명(2018~2023년)을 여섯 가지 행동 지표로 분해한 논문이 오픈액세스로 공개돼 있다. 동료심사를 거친 학술지 게재본이다.
    • 이 모형은 기준을 밑돈 계좌(75%)의 수익률을 웃돈 계좌(25%)보다 더 잘 설명했다. MER 중앙값 59.17% 대 43.44%.
    • 거래 빈도 지표는 두 집단에서 부호가 반대로 나온다. 다만 성과로 표본을 먼저 가른 설계라 인과로 읽기는 어렵다.
    • 별도의 SSRN 워킹페이퍼는 75년치 문헌에 실린 개인투자자 매수 성향 중, 다른 성향을 통제했을 때 무작위 거래보다 흔하면서 성과도 나쁜 것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한다. 동료심사 전 자료다.
    • 국내에서는 자본시장연구원이 약 10만 명 계좌를 분석했으나, 이 글에서는 공개된 요약 범위까지만 확인했다.

    출처와 확인 범위

    • Gorzon, D. & von Nitzsch, R. (2025), "Behavioral performance attribution of retail investors' portfolio returns", Financial Markets and Portfolio Management 40(2), 213–244. 오픈액세스. 온라인 2025년 8월 11일 공개, 2026년 6월호 수록. — 출판사 페이지의 전문(초록·자료·모형·결과·논의·한계)을 확인했다. 표본 규모, 승패 구분 기준과 인원, 여섯 지표의 명칭, MER 및 조정 결정계수 값은 같은 질의를 여러 차례 반복해 일치하는 것만 옮겼다.
    • Han, H.-S., He, X. & Weagley, D. (2025), "Dissecting Retail Investor Trading Tendencies", SSRN Working Paper 5168527. 동료심사 전 워킹페이퍼. 초록 범위에서만 확인했다. 81쪽 본문은 읽지 못했다.
    • 강소현·김민기 (2026),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특징 및 성과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 26-04. 보고서 소개 페이지의 요약까지만 확인했다. PDF 본문 접근이 되지 않아 세부 수치는 인용하지 않았다.

    논문 본문의 개별 사례 수치(17.95%포인트 등)는 특정 예시 투자자에 대한 계산값이며 표본 전체의 평균이 아니다. 계수 1.9351은 기준을 웃돈 집단 전체에 대한 회귀계수다.

    이 글은 공개된 연구와 통계를 해설한 것으로,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투자 판단이나 권유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검증 기록 (자동) — 2026-08-16

    원 출처 확인: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1408-025-00485-6 — 논문 페이지를 직접 열어 두 차례 대조했다. 권·호·쪽수(40권 2호, 213–244), 온라인 공개일(2025년 8월 11일), 지면 호(2026년 6월), 표본 2만 명·독일·2018~2023년 월별, 여섯 지표 명칭, 벤치마크(배당 제외 조정 MSCI 세계지수), 4,996명/15,004명, MER 중앙값 43.44%/59.17%, 조정 결정계수 47.10%/57.30%, 20% 절사 시 조정 결정계수 69.50%/74.40%, Action Bias 계수 1.9351, 개별 사례 −17.95%포인트 — 모두 원문과 일치했다.
    • https://www.hexindi.com/research — SSRN 페이지가 열리지 않아, 공저자 Xindi He의 연구 목록 페이지에 실린 초록 요지로 대조했다. 75년, 14.5년치 거래 자료, "about 20% of documented tendencies are no more prevalent … than would be expected under random trading", "institutions display only one-third as many tendencies as individuals", "128-basis-points lower returns over the next 12 months", 성향 중첩 효과, 주의 관련 성향은 비용이 크고 친숙성 관련 성향은 그렇지 않다는 대비, "fewer than half … conditional on other tendencies" — 글의 서술과 일치했다.
    • https://www.kcmi.re.kr/report/report_view?report_no=2254 — 보고서 소개 페이지. 발행일 2026년 2월 9일, 135쪽, 약 10만 명 계좌, "전체 투자성과는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으며, 거래비용을 감안할 경우 손실을 본 투자자가 더 많았다"는 서술을 확인했다.

    수정한 곳:

    • 20% 절사값 69.50%·74.40%가 MER이 아니라 조정 결정계수임을 문장에서 분명히 하고, 같은 조건의 MER 중앙값(59.60%, 63.54%)을 덧붙였다. 원문에서 두 지표의 절사값이 다르므로 앞 문장에 이어 읽을 때 MER 값으로 오독될 여지가 있었다.
    • 논문이 밝힌 한계 한 문단을 추가했다(거래 단위 손익 자료 부재로 처분효과 제외, 인구통계·심리 변수 통제 불가, 편향 노출 안정성 가정, 잔차의 체계적 과대·과소 추정, 추가 자료 검증 필요). 기존 글에는 논문의 한계 서술이 빠져 있었다.
    • 워킹페이퍼 결론에 원문의 단서 "다른 성향을 함께 통제했을 때"(conditional on other tendencies)를 본문과 요약 항목 두 곳에 넣었다.
    • "성향 하나는" → "평균적인 성향 하나는"으로 고치고 128bp를 병기했다. 원문은 개별 성향이 아니라 평균적인 성향에 대한 값이다.

    확인 불가:

    • papers.ssrn.com(abstract_id=5168527) 초록 페이지와 PDF는 429 오류로 열리지 않았다. 게시일(2025년 3월)·최종 수정일(10월)·쪽수(81쪽)는 재확인하지 못했다. 본문 수치는 위의 공저자 페이지로 대조했다.

    판정: 수정 후 발행

  • AI가 원고를 36편 완성했다, 그런데 점수는 10점 만점에 6.3점

    "AI가 스스로 연구하고 논문을 쓴다"는 이야기는 몇 년째 나오고 있다. 문제는 그 주장이 대체로 가설을 세우고, 코드를 돌리고, 원고를 쓰는 절차를 끝까지 밟았다는 뜻일 뿐, 결과물이 쓸 만한지는 별개라는 점이다.

    2026년 8월 13일 arXiv에 올라온 「OmniScientist」 원고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리고 자신들의 점수를 10점 만점에 6.3점으로 공개했다.

    전제 하나. 이 글이 다루는 원고는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arXiv 프리프린트다. 아래의 성능 수치는 연구진이 스스로 보고한 것이며, 제3자가 재현하거나 심사한 결과가 아니다. 특히 시스템을 만든 팀이 그 시스템을 평가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기존 AI 과학자의 맹점: 원본을 못 본다

    원고가 지적하는 핵심 문제는 이렇다. 지금까지의 AI 연구 시스템들은 텍스트, 코드, 라벨, 또는 미리 계산된 요약값을 놓고 추론한다.

    무슨 뜻이냐면, 현미경 사진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세포 수 1,240개, 평균 크기 12μm"라는 표를 받아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방식에서는 사진 속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뭉쳐 있는지, 신호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같은 정보가 사라진다. 원고의 표현으로는 "과학적으로 결정적인 공간적, 시간적, 채널 간, 절차적 관계"가 에이전트에게 도달하지 않는다.

    사람 연구자가 데이터를 들여다보다 "어, 이거 이상한데?" 하고 방향을 트는 순간이 있는데, 요약값만 받는 시스템에는 그 순간이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무엇을 바꿨나

    연구진(Bobo Li, Hao Fei, Tianjie Ju, Mong-Li Lee, Wynne Hsu)이 만든 시스템은 가공되지 않은 원본 데이터를 직접 지각하는 층을 앞에 두고, 그 뒤에 아이디어 생성 · 실험 · 원고 작성을 맡는 3개의 자율 에이전트를 붙였다.

    초록이 예로 든 데이터 형식은 이미지, 신호, 오디오, 영상, 3차원 구조, 궤적, 표, 수식, 그래프다.

    여기에 더해 눈여겨볼 부분은 검증을 코드로 강제했다는 점이다.

    • 참신성 스크리닝 (이미 나온 아이디어인지)
    • 통계적 타당성 (분석이 통계적으로 말이 되는지)
    • 실행 출처 추적 (이 결과가 어떤 실행에서 나왔는지)
    • 수치 추적성 (원고 속 숫자가 어느 계산에서 왔는지)

    AI가 그럴듯한 문장으로 결론을 지어내는 걸 막으려면, 원고에 적힌 숫자가 실제로 돌아간 코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시스템은 그걸 파이프라인 안에 못 박아뒀다.

    숫자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5개 학문 분야, 4종류의 과학적 증거를 아우르는 실제 데이터 36건에 대해 시스템은 원자료에서 완성된 원고까지 36건 모두 완주했다. 평균 점수는 6.3점(기준 추론 백본을 썼을 때)이었다. 채점은 타당성·중요도·사실 정확성 등의 항목에 대해 0~10점 척도로 이뤄졌다.

    가장 흥미로운 건 대조 실험이다. 연구진은 같은 시스템에 원본 대신 미리 계산된 요약값만 주는 '눈 가린' 버전을 만들어 1:1로 비교했다. 원본을 직접 보는 쪽이 7개 평가 항목 전부에서 우세했고, 맞대결에서 85%를 이겼다.

    여기서부터는 필자의 읽기다. 이 대조 실험은 "모델을 더 크게"가 아니라 "증거를 더 많이"가 성능을 가른다는 쪽을 가리킨다. 다만 이 비교는 같은 팀이 설계한 평가 체계 안에서의 결과이고, 6.3점 역시 어떤 기준으로 매겼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다른 팀이 다른 기준으로 채점하면 숫자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정리하면

    • 기존 AI 연구 시스템은 요약된 데이터만 보기 때문에 원자료에만 있는 정보를 놓친다.
    • OmniScientist는 원본을 직접 지각하고, 참신성·통계·추적성 검증을 코드로 강제한다.
    • 36건 전부 완주했지만 자체 평가 점수는 0~10점 척도에서 6.3점. 끝까지 쓴다는 것과 잘 쓴다는 건 다르다.
    • 원본 접근만으로 7개 항목이 모두 개선되고 85% 승률이 나왔다는 결과는 방향을 시사하지만, 자체 평가라는 한계가 있다.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다.

    'AI가 과학자를 대체한다'는 기사 제목을 볼 때마다, 만든 사람들이 스스로 매긴 6.3점을 같이 떠올리면 좋겠다.


    출처와 확인 범위

    • Li, B., Fei, H., Ju, T., Lee, M.-L., & Hsu, W. (2026). OmniScientist: An Omni-Modal Omni-Discipline AI Scientist. arXiv:2608.13558 (2026. 8. 13. 제출, 동료심사 전). 원문

    확인 범위 — 초록과 본문의 평가 척도 서술(0~10점, 타당성·중요도·사실 정확성 등)까지 확인했다. 항목별 채점 세부 기준과 평가자 구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인용 부호로 묶인 문장은 초록의 번역이다.

  • 같은 논문의 초록과 본문이 다른 유전자를 가리킨다 — 수명 연구를 읽는 법

    장수 연구 논문을 읽을 때 가장 흔한 함정은, 논문이 찾아낸 연관성을 독자가 처방으로 번역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2026년 4월 npj Aging에 실린 한 논문을 읽다가 그보다 앞선 함정을 만났다. 같은 논문 안에서 초록과 논의가 서로 다른 유전자를 '치료 후보'로 지목하고 있었다.

    무엇을 한 연구인가

    Kai Gai 등 연구진은 사람의 수명, 그리고 '후성유전학적 노화 가속' 네 가지 지표와 연관된 위험 요인과 분자 표현형을 찾는 통합 분석을 수행했다.

    후성유전학적 노화란 쉽게 말해 주민등록상 나이와 몸이 실제로 늙은 정도의 차이다. DNA 자체는 그대로지만 그 위에 붙는 화학적 표지(메틸화) 패턴은 나이에 따라 변하는데, 이 패턴으로 나이를 추정한 것이 '노화 시계'다. 실제 나이보다 시계가 빠르게 가면 노화가 가속됐다고 본다.

    연구진은 유전체 연관 분석(GWAS) 데이터에 여러 분자 데이터셋을 결합했다. 사용된 데이터 규모는 eQTLGen 3만 1,684명, deCODE 3만 5,559명, CLSA 대사체 연구 8,299명 등이다.

    이 논문은 npj Aging(12권, 논문번호 84, 2026년 4월 16일)에 게재된 동료심사를 거친 오픈액세스 논문이다.

    무엇을 찾았나

    위험 요인 쪽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 면역세포 형질,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가 수명과 연관됐다. 콜레스테롤은 방향이 갈렸다. HDL은 보호적으로(β=0.03), LDL은 부정적으로(β=−0.06)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자 수준에서는 유전자 30개, 스플라이싱 이벤트 11개, 단백질 5개, 대체 폴리아데닐화 3개, 대사물질 39개가 지목됐다.

    첫 번째 불일치: 치료 후보 유전자

    논문의 초록은 약물 표적 데이터베이스(DrugBank) 분석을 근거로 이렇게 적는다.

    "…therapeutic candidates, including CASP8, PSRC1 and SORT, as potential intervention targets"

    그런데 같은 논문의 논의(Discussion) 절에는 다른 유전자가 등장한다.

    "…functional annotation and drug-target integration revealed three potential therapeutic candidates, i.e., NFKB1, NDUFS5, and FES"

    두 목록에 겹치는 유전자가 하나도 없다.

    초록은 DrugBank 기반 우선순위, 논의는 기능적 주석을 결합한 결과로 각각 다른 분석 경로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논문이 틀렸다기보다 서로 다른 분석의 산출물을 같은 표현("therapeutic candidates")으로 부른 데서 오는 혼선에 가깝다.

    두 번째 불일치: 분자 표현형의 개수

    논의 절은 "우리는 82개의 분자 표현형을 확인했다"고 적는다. 그런데 초록에 나열된 항목을 더하면 30+11+5+3+39 = 88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방법 절과 보충자료를 봐야 알 수 있고, 이 글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초록만 읽고 "88개"라고 인용하는 사람과 논의를 읽고 "82개"라고 인용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은 분명하다.

    왜 이게 문제인가

    독자 입장에서 보면 이렇다. 초록만 읽은 사람과 본문까지 읽은 사람이 "이 연구가 지목한 노화 치료 후보"를 서로 다르게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초록만 읽는다. 언론 보도도 대개 초록을 옮긴다.

    인용할 때는 어느 절을 근거로 삼았는지 밝혀야 한다.

    어느 쪽이든 멈춰야 하는 지점

    두 목록 중 무엇을 택하든, 이 연구를 실천으로 번역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같다.

    첫째, 논문은 인과성을 주장하지만 그 인과의 의미가 다르다. 이 연구는 단순 상관분석이 아니라 **멘델 무작위화(GSMR)**를 사용했고, "지질 대사의 인과적 관여를 뒷받침하는 강한 증거"라고 명시한다. 다만 멘델 무작위화가 추정하는 것은 타고난 유전적 성향이 평생에 걸쳐 미치는 효과다. 중년에 약이나 식이로 수치를 바꿨을 때의 효과와 같지 않다. 실제로 HDL을 약으로 올리려던 여러 임상시험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전례가 있다.

    둘째, 지목된 것은 '표적'이지 '치료법'이 아니다. 우선순위에 올랐다는 건 앞으로 연구해볼 만하다는 뜻이지, 그 유전자를 건드리는 약이 존재하거나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표적 발굴에서 승인된 약까지 가는 길에서 대부분은 탈락한다.

    셋째, 대상 집단의 문제가 있다. 사용된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는 유럽계 참조 패널 기반이다. 이 결과가 한국인에게 같은 크기로 적용되는지는 이 논문이 답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 유전체·분자 데이터를 통합해 수명 및 노화 가속과 연관된 요인을 찾은 연구다.
    • HDL은 보호적, LDL은 부정적으로 나타났고 IGF1과 면역세포 형질도 연관됐다.
    • 초록은 CASP8·PSRC1·SORT를, 논의는 NFKB1·NDUFS5·FES를 치료 후보로 지목한다. 두 목록은 겹치지 않는다. 분자 표현형 개수도 82개와 88개로 어긋난다.
    • 논문은 멘델 무작위화로 인과성을 주장하지만, 그것은 평생에 걸친 유전적 노출의 효과이지 중년의 개입 효과가 아니다.
    • 이 결과를 근거로 무언가를 복용하거나 중단할 근거는 이 논문 안에 없다.

    출처와 확인 범위

    • Gai, K., Li, W., Li, J., et al. (2026). Genetic and molecular factors underlying human longevity and epigenetic aging. npj Aging, 12, 논문번호 84 (2026. 4. 16. 게재, 동료심사 완료). DOI: 10.1038/s41514-026-00384-8 — Open Access

    확인 범위 — 초록, 결과, 논의(Discussion), 방법 절을 확인했다. 두 절의 유전자 목록이 다르다는 점과 82개/88개 불일치는 원문에서 직접 확인한 것이다. 보충자료(Supplementary)는 열람하지 않았으므로 어느 숫자가 맞는지는 판정하지 않았다.

    이 글은 공개된 연구 논문을 해설한 것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나 복용 중인 약에 관한 판단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4주 전 「최초의 대기 검출」이 실렸다, 그리고 제임스웹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2026년 7월 16일, Science에 눈에 띄는 논문이 실렸다. Cherubim 연구팀이 매젤란 천문대의 WINERED 분광기로 외계행성 LHS 1140 b에서 헬륨을 검출했다는 내용이었다. "거주가능영역에 있는 암석 행성에서의 첫 대기 검출"로 크게 보도됐다.

    그로부터 4주 뒤인 8월 13일, arXiv에 두 편의 원고가 같은 날 올라왔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같은 행성을 네 번 관측했는데, 헬륨이 없었다는 내용이다.

    전제를 밝혀둔다. 이 글이 다루는 두 편은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arXiv 프리프린트다. 반면 반박 대상인 Cherubim 연구팀의 논문은 Science에 게재된 동료심사 통과 논문이다. 지금 상황은 "심사받은 논문 대 아직 심사받지 않은 반박"이며, 어느 쪽이 최종적으로 옳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행성인가

    지구에서 49광년 떨어진 적색왜성(M4.5V형)을 도는, 지구보다 큰 행성이다. 별에서 받는 빛이 지구의 43% 수준이고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 안을 온전히 돈다.

    정체는 확정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밀도 높은 암석 행성으로 여겨졌지만, 2023년 관측 이후로는 온건한 미니해왕성이거나 질량의 9~19%가 물인 '물의 행성'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왜 헬륨이 중요한가

    행성에 대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를 노리는 것이다.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며 특정 파장이 흡수되고, 그 패턴을 읽으면 성분을 짐작할 수 있다. 투과 분광(transit spectroscopy)이라고 한다.

    여기서 '준안정 헬륨'은 특별한 신호다. 검출되면 대기가 있다는 것을 넘어 대기가 우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적색왜성은 강한 항성풍과 자외선을 뿜기 때문에, 가까이 도는 행성이 지금도 대기를 붙들고 있는지 판단하는 단서가 된다.

    결과: 네 번 모두 없었다

    Katherine A. Bennett 등 16명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JWST의 NIRISS/SOSS 장비로 이 행성의 통과를 네 차례 관측했다.

    장비는 "이전에 보고된 수준의 헬륨 흡수를 검출할 수 있는 감도"를 갖췄지만, 네 번 어디에서도 헬륨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상 관측에 기반한 기존 최적 모델을 매 관측마다 3σ 이상으로 기각했다. 3σ는 "우연히 이런 결과가 나올 확률이 약 0.3% 이하"라는 뜻이다.

    같은 날 Michael Radica가 단독으로 발표한 원고는 같은 데이터셋을 베이즈 통계로 다시 분석했다. 개별 통과에서 헬륨 흡수를 3.9~11.6 대 1로 배제했고, Cherubim 연구팀이 보고한 수준의 신호는 300 대 1에서 최대 8.6×10⁴ 대 1로 강하게 기각했다. 다섯 개 데이터셋의 항성 스펙트럼을 검토해 유의한 항성 변동성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첫째, 두 관측은 같은 시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Bennett 원고는 명시한다 — JWST 관측 중 어느 것도 지상 관측과 동시에 이뤄지지 않았다(none were contemporaneous with the ground-based transits). 서로 다른 시점을 본 것이다.

    둘째, 지상 관측 측도 이미 흔들렸다. 원고에 따르면 그 검출 신호는 후속 관측에서는 잡히지 않았고, 그래서 원 연구진 스스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대기 탈출(time-variable escape)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였다.

    셋째, 변동성 가설은 아직 죽지 않았다. Bennett 원고는 조건을 달아 적는다 — 통과의 약 50% 이하에서만 검출 가능한 헬륨 흡수가 일어난다면, 변동성은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같은 원고는 시간에 따른 질량 손실의 뚜렷한 추세는 발견하지 못했다고도 적었다. 이 결과는 변동성 가설을 약화시키는 쪽이다.

    정리하면

    • 2026년 7월 16일 Science에 LHS 1140 b의 헬륨 검출이 보고됐다(Cherubim et al.).
    • 4주 뒤 JWST 4회 관측에 기반한 프리프린트 두 편이 헬륨을 검출하지 못했고, 기존 신호를 강하게 기각했다.
    • 다만 JWST 관측은 지상 관측과 동시에 이뤄지지 않았고, 통과의 절반 이하에서만 흡수가 일어나는 경우라면 변동성 가능성은 남는다.
    • 반박하는 쪽이 아직 동료심사 전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최초의 대기 검출'이라는 제목을 4주 만에 다시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게 과학이 스스로를 교정하는 방식이고, 이번 교정 자체도 앞으로 교정을 받게 된다.


    출처와 확인 범위

    • Bennett, K. A., Gascón, C., Lustig-Yaeger, J., et al. (2026). No Helium Detected in LHS 1140 b from Four JWST NIRISS/SOSS Transits. arXiv:2608.13473 (2026. 8. 13. 제출, 동료심사 전). 원문 — CC BY 4.0
    • Radica, M. (2026). Strict Limits on Helium Absorption from LHS 1140 b from Four JWST NIRISS Transits. arXiv:2608.13470 (2026. 8. 13. 제출, 동료심사 전). 원문
    • Cherubim, C., et al. (2026). Science, 2026. 7. 16. 게재 — 지상 망원경 헬륨 검출 보고. 발표자료
    • 행성 제원: LHS 1140 b — Wikipedia, CC BY-SA 4.0

    확인 범위 — 두 프리프린트의 초록을 원문에서 확인했다. Science 논문 본문은 접근 제한(403)으로 열람하지 못했고, 발표자료와 두 프리프린트의 인용을 통해 확인했다. 프리프린트 전문 PDF의 본문·부록은 열람하지 않았다.

  • BYD가 새로 공개한 전고체 특허 6건 — "양극 입자 둘레의 60%"라는 숫자의 의미

    기업의 다음 수를 알고 싶으면 보도자료 대신 특허를 보면 된다. 보도자료는 하고 싶은 말을 쓰지만, 특허는 실제로 풀고 있는 문제를 쓰기 때문이다.

    2026년 8월 초, 중국 BYD가 전고체 배터리 특허 6건을 새로 공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월 말 별도의 특허 1건(CN122474592A)이 등록된 뒤 이어진 것이다.

    먼저 이 글의 근거를 밝힌다. 필자는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의 공보 원문을 열람하지 못했다. 아래 내용은 매체 보도에 근거한다. 그 한계는 마지막에 자세히 적는다.

    전고체 배터리의 진짜 난관은 '접촉'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불이 잘 안 붙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액체를 고체로 바꾸는 순간 생기는 물리적 현실이다. 액체는 양극 가루 사이사이로 알아서 스며들지만, 고체는 그러지 못한다. 고체 가루와 고체 가루가 만나면 실제로 닿는 면적은 생각보다 작고, 닿지 않은 곳으로는 리튬 이온이 지나갈 수 없다. 충방전을 반복하며 부피가 미세하게 변하면 그나마 닿아 있던 면도 떨어진다.

    여기에 하나 더. 고체 전해질에는 크게 황화물계와 할로겐화물계가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반대다. 그런데 이 둘을 섞으면 서로 화학 반응을 일으켜버린다.

    새로 공개된 특허 6건은 전부 이 두 문제에 붙어 있다.

    새로 공개된 6건

    소재·화학 4건

    공개번호

    내용

    CN122494747A

    두 전해질 사이에 이온은 통과시키되 화학 반응은 막는 중간층 삽입

    CN122494554A

    양극재와 황화물 전해질 사이 완충층. 양극층 발열량을 117 J/g 이하로 제한

    CN122494567A

    안쪽은 단결정, 바깥쪽은 다결정인 이중층 양극

    CN122494558A

    리튬 처리한 금속산화물·금속황화물·고체전해질의 3종 혼합

    제조·품질관리 2건

    공개번호

    내용

    CN122494552A

    이온성 액체 젖음제를 전극 층 안에 농도 구배를 두어 분포시켜 접촉 개선

    CN122494553A

    접촉 품질 지표 'Re' 도입. 양극 입자 둘레의 60% 이상이 전해질 입자와 닿아야 함

    ※ 7월 말 등록된 CN122474592A(작은 입자 할로겐화물 + 큰 입자 황화물 전해질 조합)는 이번 6건과 별개의 앞선 특허다. 다만 이번 6건이 그 위에 쌓이는 구조라 배경으로 알아둘 만하다.

    여기서부터는 필자의 해석이다

    위까지가 보도된 내용이고, 아래는 그것을 읽은 필자의 추론이다.

    앞의 네 건은 소재 레시피에 가깝다. 연구실에서 나오는 종류의 특허고, 경쟁사도 비슷한 걸 낸다.

    눈에 띄는 건 CN122494553A다. "양극 입자 둘레의 60% 이상이 전해질과 접촉해야 한다"는 건 소재 아이디어가 아니라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검사 기준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숫자는 실험실에서 몇 개 만들어보는 단계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 많은 수량을 찍어내며 불량을 걸러내야 할 때 필요해지는 지표다.

    CN122494552A의 '젖음제 농도 구배'도 성격이 비슷하다. 고체끼리 잘 안 닿는 문제를, 소재를 바꿔서가 아니라 미량의 액체를 남겨 공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이론적으로 우아하진 않지만 공장에서는 이런 게 통한다.

    그래서 필자는 이 포트폴리오가 "되는지 확인하는 단계"보다 "어떻게 많이 만들 것인가"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읽는다. 다만 이건 추론이지, BYD가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는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특허는 계획과 실패한 시도까지 함께 담기는 문서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시점에 대해서는, 배터리 전문 매체 libattery.net이 "BYD가 이중 전해질 양극 셀의 소규모 생산을 2027년에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electrive는 이를 전하면서 **"BYD가 이 생산 일정을 공식 확인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 입장에서 읽으면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를 2027년 하반기로 밝힌 바 있다. 같은 해를 두고 한쪽은 소규모 생산 시작이 보도되고, 다른 쪽은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숫자만 보면 한국이 앞서 있다. 다만 이 분야의 승부는 "만들 수 있느냐"에서 이미 "수율과 원가로 만들 수 있느냐"로 넘어가 있고, BYD의 이번 특허들이 그 지점을 다루고 있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하다.

    정리하면

    • 전고체 배터리의 병목은 에너지 밀도가 아니라 고체 사이의 접촉이다.
    • 새로 공개된 특허 6건은 접촉 안정성과 전해질 간 반응 억제에 집중돼 있다. 7월 말 등록된 CN122474592A는 이와 별개다.
    • 그중 2건은 소재가 아니라 공정·검사 기준의 형태를 띤다. 필자는 이를 대량 생산을 염두에 둔 단계로 읽지만, 이는 해석이다.
    • 2027년 소규모 생산 목표는 매체 보도이며 BYD가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출처와 확인 범위

    확인 범위 (중요) — 이 글은 CNIPA 공보 원문을 열람하지 못했다. 그리고 위 두 매체는 독립적인 교차 확인이 아니다. 6건의 공개번호와 기술 요지를 담은 것은 CarNewsChina뿐이며, 그 원 정보원은 배터리 전문 블로그 libattery.net이다. electrive는 CarNewsChina를 재인용했다. 따라서 이 글의 사실관계는 사실상 libattery.net 한 곳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보 원문으로 검증되기 전까지는 그 한계 안에서 읽어야 한다.

    특허 공보는 각국 특허청이 공개하는 행정 문서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본 글은 공개 특허의 내용을 해설한 것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이나 권유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 물가 상승률은 내려왔는데 장바구니는 왜 더 무거울까 — 2026년 7월 소비자물가 뜯어보기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6월의 3.2%에서 0.4%포인트 낮아진 것이고, 석 달 만에 2%대로 돌아온 숫자다. 뉴스는 대체로 "물가 둔화"라고 전했다.

    여기서 먼저 짚고 갈 것이 있다.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건 물가가 싸졌다는 뜻이 아니다. 작년보다 2.8% 비싸졌다는 뜻이다. 오르는 속도가 느려졌을 뿐, 가격 자체는 계속 오르고 있다.

    그리고 같은 발표 자료 안에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숫자가 하나 더 있었다. 물가의 기조를 보는 지표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2.6% 올라, 2023년 12월(2.8%)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상승률은 낮아지는데 기조 지표는 높아진다. 이게 무슨 뜻인지 정리해봤다.

    1. 전체 상승률을 끌어내린 건 기름값이었다

    7월 상승률이 낮아진 이유의 대부분은 석유류에 있다.

    품목

    6월 상승률

    7월 상승률

    경유

    33.7%

    21.5%

    휘발유

    23.1%

    12.6%

    석유류 전체

    24.7%

    15.5%

    여전히 1년 전보다 15% 넘게 비싸다. 다만 오르는 속도가 꺾였다. 상승률은 가격의 수준이 아니라 변화의 폭을 재는 지표라서, 비싼 상태가 유지되기만 해도 숫자는 내려간다.

    여기에 정부 정책이 더해졌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7차 인하)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산했다.

    즉 7월의 '물가 둔화'는 기름값이 싸졌다는 뜻이 아니라, 작년 여름 기름값이 워낙 많이 올랐던 기저효과가 걷히고 여기에 가격 정책이 얹힌 결과에 가깝다.

    2. 기조 물가는 오히려 높아졌다

    중앙은행이 실제로 보는 건 전체 상승률이 아니라 근원물가다. 기름값과 농산물처럼 날씨와 국제 정세에 따라 출렁이는 항목을 빼고, 물가 상승 압력이 경제 전반에 얼마나 눌어붙었는지를 보는 지표다.

    •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2.6% (31개월 만에 최고)
    •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 2.5%
    • 서비스 물가: 2.6%
    • 그중 개인서비스: 3.5%

    개인서비스는 미용실, 학원, 세탁, 수리처럼 사람 손이 들어가는 항목이다. 이 항목이 3.5%로 높다는 건 인건비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이고, 한번 오르면 잘 내려오지 않는 성격이 있다. 반면 집세는 1.1%로 낮았다.

    3. 체감과 지표가 어긋나는 지점

    '장바구니 물가'라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2.5%로 전체 상승률보다 낮았고, 신선식품지수는 -2.3%로 1년 전보다 내려갔다. 숫자만 보면 먹거리는 안정된 셈이다.

    다만 품목별로 보면 방향이 크게 갈린다.

    오른 것 — 파 18.3%, 수입 쇠고기 8.7%, 쌀 7.9%, 달걀 7.5%, 고등어 7.0%, 국산 쇠고기 5.7%

    내린 것 — 배추 -18.4%, 호박 -15.9%, 오이 -13.8%, 수박 -11.1%, 무 -10.8%

    신선식품지수를 끌어내린 건 작년 폭염으로 값이 폭등했던 채소류다. 배추가 18% 넘게 내린 건 올해 배추가 특별히 싸서가 아니라 작년이 비정상적으로 비쌌기 때문이다. 반대로 쌀과 달걀, 육류처럼 매주 사는 품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장을 볼 때 느끼는 부담이 지표보다 무거운 이유가 여기 있다.

    그리고 이 하락은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7월 조사 이후 8월 들어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값이 다시 급등했다. 8월 초 보도를 보면 전월 대비 시금치 152.3%, 오이 54.8%(5,369원→8,313원), 애호박 46.6%, 청상추 41.7%가 올랐다. 7월 지표에서 하락 품목으로 잡혔던 오이와 호박이 바로 그 목록에 있다. 8월 지표에서는 신선식품 항목의 방향이 뒤집힐 여지가 있다.

    정리하면

    • 7월 상승률이 3.2%에서 2.8%로 낮아진 건 대부분 석유류 기저효과와 석유 최고가격제 때문이다. 물가 수준이 낮아진 것이 아니다.
    • 물가의 기조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6%로 31개월 만에 가장 높다.
    •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내려갔지만 이는 작년 채소값 폭등의 반작용이고, 쌀·달걀·육류는 계속 오르는 중이다.
    • 8월 폭염으로 채소값이 다시 급등하고 있어, 7월의 신선식품 하락은 일시적일 수 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일시적인 항목은 진정됐고 끈적한 항목은 아직 진행 중이다. 다음 달 발표에서 볼 지점은 전체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느냐보다, 개인서비스 3.5%가 꺾이느냐일 것이다.


    출처와 확인 범위

    확인 범위 — 통계청 원 보도자료는 robots.txt 차단으로 직접 열람하지 못했고, 위 언론 보도 4건을 교차 대조해 수치를 확인했다.

    이 글은 공표된 공공 통계를 해설한 것으로,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판단이나 권유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